스트래티지, MSCI 지수 잔류 협의…달러 확보로 하락장 대비

MSCI 제외 가능성에 대응
약 2조1100억원 규모 준비금 확보

비트코인(BTC)을 가장 많이 보유한 상장사 스트래티지가 MSCI 지수에서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마이클 세일러 이사회 의장이 직접 MSCI 측과 논의 중이라고 로이터가 3일 보도했다. MSCI는 내년 1월 15일까지 비트코인 매수 중심 회사의 지수 편입 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MSCI는 펀드 성격을 띤 기업은 지수에 넣기 어렵다는 이유로 스트래티지의 편입을 재검토하고 있다. 스트래티지는 MSCI 아메리카·월드 지수에 편입돼 ETF 등 패시브 자금을 흡수해왔고, 이는 기업 가치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해왔다.

세일러 의장은 이러한 “논의에 협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JP모건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지수 제외 시 최대 88억달러(약 12조9000억원) 투자금 이탈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세일러 의장은 이 전망의 신뢰도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는 설령 제외된다 해도 “달라질 것이 없다”며 영향이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스트래티지는 1일 우선주 배당과 부채 이자 지급을 위해 미 달러 14.4억달러(약 2조1100억원) 규모의 준비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3일 보고서에서 이를 약세장 대비 조치로 분석하며 “심각하거나 장기적인 가격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준비금은 클래스A 보통주 매각으로 마련됐으며 최소 12개월치 배당 재원을 커버한다. 스트래티지는 장기적으로는 24개월 이상 수준의 준비금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크립토퀀트는 달러와 비트코인 두 자산을 함께 보유하는 구조가 시장 부진 시 비트코인을 매각해야 하는 위험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2020년 이후 주식·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비트코인을 공격적으로 늘려온 방식에서, 올해 들어 유동성과 안정성을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재무 전략이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월간 매입량은 지난해 11월 13만4000BTC에서 올해 11월 9100BTC로 줄었고, 12월 현재 135BTC만 추가 매입했다.

비트코인 하락은 스트래티지 주가에 즉각적인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11월은 2021년 중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한 달 전만 해도 240억달러(약 35조2000억원) 수익을 기대했지만, 2일 연간 전망을 수정해 최대 55억달러(약 8조800억원) 손실 가능성을 제시했다. 올해 들어 스트래티지 주가는 37% 넘게 떨어지며 비트코인 낙폭(0.6%)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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