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엔비디아·구글 겨냥 최신 AI칩 ‘트레이니엄3’ 공개

AWS, 자체 AI칩 성능·가격 경쟁력 강조
연산 효율 높지만 소프트웨어 생태계 부족
채굴업체, 전력 인프라 앞세워 전환 가속

아마존이 엔비디아와 구글에 맞선 자체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공개했다. 블룸버그는 아마존닷컴의 클라우드 부문 AWS가 ‘트레이니엄3(Trainium3)’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하고 이날부터 고객에 제공한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WS는 이전 버전 대비 AI 모델 학습 속도가 4배 빨라졌고,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훈련 환경에서 엔비디아 GPU보다 비용 효율이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브 브라운 인프라 담당 부사장은 “내년 초 빠르게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작 출시 1년 만에 새 모델을 내놓아 엔비디아와 유사한 연간 출시 전략을 따르는 모습이다.

다만 소프트웨어 생태계 부족은 부담이다. 건설장비 자율주행 AI를 개발하는 베드록 로보틱스는 서버는 AWS를 사용하지만 모델 개발은 엔비디아 칩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사용 편의성을 언급했다.

현재 주요 수요처는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다. AWS는 앤트로픽 모델 훈련에 50만개 이상 칩을 배치했고, 연말까지 100만개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앤트로픽이 구글 지원도 받고 있어 향후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아마존은 연례 개발자 행사 ‘리인벤트(RE:Invent)’에서 자체 AI모델 ‘노바(Nova)’ 라인업도 개편했다. 텍스트·이미지·음성·영상 입력을 지원하는 ‘오미(Omni)’와 기업이 데이터 기반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는 ‘노바 포지(Nova Forge)’ 등을 발표했다. 레딧은 게시물 위반 여부 판별 모델 구축에 이를 적용 중이다. 로히트 프라사드 인공지능 총괄은 “실제 사용 환경이 진짜 평가 기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AI 경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오픈AI 샘 올트먼이 “코드 레드” 상황을 언급했다는 보도도 전해졌다.

AI 인프라 수요 확대가 전력·공간 확보 부담으로 이어지며 기존 비트코인 채굴업체의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 코어사이언티픽, 클린스파크, 비트팜 등은 보유한 기가와트급 전력 인프라를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AI 클러스터로 바꾸며 새 수익원을 찾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에서 클라우드 기업으로 전환한 아이렌(IREN)은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와 약 97억달러(약 14조2600억원) AI 클라우드 계약을 체결했다. 테라울프(WULF)도 구글이 참여한 플루이드스택과 약 95억달러(약 13조9700억원) 규모 합작을 진행하고 있다.

투자 속도가 빨라지면서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채굴기업 다수가 차입을 늘리고 있고, 투자자들은 AI 기술주와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대한 부담을 키우는 분위기다.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 한 달 17% 넘게 떨어져 9만1883달러(약 1억3500만원)로 하락했다. 반면, 나스닥100지수는 1.5%가량 내렸다.

AI 수요가 기대를 밑돌 경우 버블 우려도 제기된다. 베인앤드컴퍼니는 AI 수요 둔화 시 빅테크 매출 목표에 2030년까지 최대 8000억달러 부족분이 발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2022년 가상자산 시장에서 나타난 유동성 경색이 재현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뉴욕증시에서 아마존 주가는 0.23% 상승했고, 엔비디아 0.86% 상승, 알파벳 0.29% 상승, AMD는 2% 하락했다.

✉ eb@economyblo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