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금리 인하 기대 확대
주간 고용지표, 경기 ‘제자리’ 신호
로빈후드 11% 급등
미국 증시가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는 흐름이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주 조정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에 대한 거품 우려가 한풀 꺾인 점이 증시에 힘을 보탰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약 0.8%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7% 올라 4거래일 연속 올랐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약 315포인트(0.7%) 상승했다. 나스닥과 S&P500 모두 이번 주가 2012년 이후 가장 좋은 추수감사절 주간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지난주 큰 폭으로 밀렸던 종목들이 이틀째 강하게 되살아났다.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 마켓츠 주가는 예측시장 사업 확대 계획이 공개되며 S&P500 구성 종목 중 가장 높은 11% 상승률을 기록했다. 로빈후드는 선물·파생상품 거래소와 청산소를 설립해 예측시장 상품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AI 대표주 흐름도 재편되는 모습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약 1.4% 올랐지만 이달 초 고점 대비 조정 폭이 여전히 큰 상태다. AI 테마 조정으로 투자자들이 엔비디아 비중을 일부 줄이고, 알파벳 등 다른 ‘빅테크’로 시선을 옮기면서 승자 구도가 다시 짜이는 양상이다.
그동안 선두로 평가받았던 엔비디아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마이크로소프트, 코어위브, 델, 알파벳 등 다른 기술주로 매수세가 분산되고 있다.
캐럴 슐라이프 BMO 프라이빗웰스 최고시장전략가는 “투자자들이 2026년 초를 내다보며 연말과 연휴 시즌을 대비해 포지션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승장은 기술주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S&P500에서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 업종이 오르는 등 대부분 업종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3.997% 수준에서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
노동시장 지표는 경기 둔화와 견조함이 공존하는 모습을 이어갔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많이 늘지 않아 해고는 여전히 많지 않은 편이지만, 고용 증가세도 뚜렷하게 강하지 않은 ‘제자리걸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역대 최장 기간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미뤄졌던 주요 지표들이 순차적으로 공개되면서, 시장은 미국 경기 흐름을 다시 점검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한층 높아졌다. 연방기금선물 가격 흐름을 반영한 시장에서는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12월 인하 가능성을 50% 미만으로 봤지만, 최근 들어 그 확률이 8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미션 웰스의 최고투자책임자 키런 오스번은 “보다 긍정적인 거시지표와 더불어 12월 인하 기대가 투자심리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외시장에서도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다.
전날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1.9% 상승했고, 원·엔 환율에서는 엔화 약세가 이어졌다. 한국 코스피 역시 2.7% 뛰어오르며 반등 흐름에 동참했다. 영국에서는 정부가 세금 인상안을 내놓은 이후 파운드화와 국채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등 금리·재정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
또한 비트코인은 9만달러, 이더리움은 3천달러를 돌파하며, 24시 기준 3% 이상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