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VR 기술 발전 인정… “기술과 인간 관계에 대한 정직한 논의 필요”
트위터 공동 창립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인 잭 도시가 애플이 최근 발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보도했다. 도시는 이 신기술이 인간을 고립시키고, 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월-E 속 등장인물처럼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시는 ‘브레이킹 포인츠(Breaking Points)’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가 향하는 미래는 모든 사람이 이동 가능한 의자에 앉아 빨대로 음식을 마시며, 24시간 연중무휴로 엔터테인먼트를 소비하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은 영화 월-E 속 인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며, 몰입형 기술이 사회적 소외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일주일 전 메타의 VR 기기와 경쟁하는 차세대 혼합현실 기기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도시는 이 같은 최신 기술이 게임 등 일부 영역에서는 경이로운 잠재력을 가졌다고 평가하면서도, 그 이면에 존재하는 고립과 소외의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또한 AR과 VR 기술이 미래 사회에 필연적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에 따른 사회적 영향에 대해 정직한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도시는 “이 기술이 명백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진화의 일부이긴 하나, 사람 간의 거리감을 더 벌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 발전과 공상과학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도시는 닐 스티븐슨의 스노우 크래쉬나 어니스트 클라인의 레디 플레이어 원 등 공상과학 소설을 예로 들며, “미래 기술의 방향성을 이해하고 싶다면 공상과학 소설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소설이 실제로 기술 개발의 지도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고 평가했다.
인터뷰 말미에서 도시는 “AR과 VR의 등장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이 기술들이 가져올 이점 못지않게 사람들 사이의 소통 단절이나 사회적 거리 확대 등 부작용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