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인도·호주 규제 강화, 일본은 예외적 완화
아시아 주요 증권거래소가 기업의 ‘가상자산 비축형 상장사’ 전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22일 보도했다.
홍콩거래소는 5개 기업이 핵심 사업을 가상자산 운용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제출했으나, ‘현금성 자산 보유 제한’ 규정을 이유로 승인하지 않았다. 거래소는 “상장사는 실질적 사업성과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인도에서는 봄베이거래소가 제트킹 인포트레인의 암호화폐 투자 계획을 이유로 상장 신청을 거부했다. 호주증권거래소도 기업이 자산의 절반 이상을 현금이나 유사자산으로 보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해, 가상자산 비축형 모델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반면 일본은 상장사 현금 보유에 관대한 규정을 유지해 디지털자산 운용이 비교적 자유롭다. 일본거래소그룹 최고경영자 야마지 히로미는 “기업이 비트코인 매입 사실을 공시한다면 즉각 문제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에는 호텔업체 메타플래닛을 포함해 14개 상장사가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다. 메타플래닛은 약 23억6000만달러(약 3.3조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하며, 지난해부터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후 70% 이상 하락했다. 네일숍 운영사 콘바노는 약 21억4000만달러(약 3조원) 조달을 통해 2만1000개의 비트코인을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지수업체 MSCI는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가상자산으로 보유한 상장사를 자사 지수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메타플래닛이 14억달러(약 1조9600억원) 규모의 해외 주식 매각 대금을 비트코인 매입에 사용한 데 따른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