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ETF 시장도 단기적 위축
알트코인 시장이 10월 11일 발생한 약 190억달러(약 27조원) 규모의 선물 시장 청산 이후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50개를 제외한 소형 토큰 지수는 2022년 FTX 붕괴 당시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투기 자금이 다시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트코인 또한 10만달러(약 1억4300만원)선을 유지하고 있으나, 대규모 청산 사태 이후 여전히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블록포스캐피털의 브렛 먼스터는 “11일 급락은 가상자산의 본질 가치 훼손이 아니라 단기 트레이더들의 매크로 불확실성 대응”이라며 “불투명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가진 플랫폼의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ETF 시장도 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블랙록의 ‘아이쉐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지난 5거래일 동안 4억달러(약 5600억원)가 순유출돼 10거래일 연속 유입세가 끊겼다. 이더리움 ETF ‘ETHA’에서도 이틀간 2억6000만달러(약 3600억원)가 빠져나갔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개인 투자자의 수요가 약화된 신호로 풀이된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K33리서치에 따르면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의 펀딩비는 일주일째 마이너스를 기록해 숏 포지션을 유지하려는 투자자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옵션 시장에서도 10만달러 풋옵션 거래가 활발하며, 단기 방어 심리가 강화되고 있다. 이는 주식 등 위험자산의 반등세와 대조적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주 금요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하고 있다. 예상보다 높은 물가가 나오면 가상자산과 금·은 등 전통적 헤지자산 모두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K33의 베틀 룬데 연구책임자는 “10월 11일 이후 위험선호는 완전히 반전됐다”며 “대규모 청산 이후 비트코인 시장의 일반적 패턴인 저조한 거래와 단기 매도세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