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 운영자 ‘중개인’으로 규정
블록체인협회 “미국 내 개발 막을 것”
미국 상원 민주당이 분산금융(디파이·DeFi)을 다루는 새로운 규제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가상자산 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에 따르면, 민주당이 유통한 문건에는 디파이 플랫폼의 프런트엔드(이용자 접점)에서 수익을 얻는 개인이나 기업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또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등록해야 하는 ‘중개인(broker)’으로 규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제이크 췌빈스키 변호사(가상자산 벤처사 베리언트 최고법률책임자)는 X를 통해 “이 제안은 사실상 암호화폐 업계 전체를 규제망에 넣는 것과 다름없다”며 “근본적으로 잘못됐고 실행 불가능한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CFTC 전 위원이자 블록체인협회 최고경영자(CEO)인 서머 머싱어(Summer Mersinger)는 “해당 문안은 디파이와 지갑 개발 등 미국 내 책임 있는 개발 활동을 사실상 금지하게 될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준수 불가능한 조항이며, 혁신을 해외로 내모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규제안은 재무부·연준·시장 규제기관이 디파이 활동과 관련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대상을 ‘디파이 프런트엔드를 설계·배포·운영하거나 수익을 얻는 자’로 정의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반면, 수익을 내지 않는 ‘충분히 탈중앙화된’ 순수 프로토콜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되 운영으로 금전적 이익을 얻지 않는 개발자는 법적 책임에서 면제하는 조항도 담겼다. 이는 디파이 업계의 주요 쟁점 중 하나로 꼽혀왔다.
한편 하원은 이미 ‘디지털자산시장 명확성법(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을 통과시킨 상태로, 상원에 동일한 법안을 채택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상원에서는 초당적(바이파티즌) 합의가 필수적이어서, 민주당 의원들이 기존 공화당 초안에 대한 수정 사항을 다수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