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과 지정학 리스크, 국가 부채 매입 꺼리는 환경 조성…내부 갈등도 심화 우려”
억만장자 투자자 레이 달리오가 미국이 이미 부채 위기의 후반 단계에 진입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18일(현지시간) 달리오가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새로 발행하는 국채에 대해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국채 수요자 이탈…공급-수요 불균형 가시화”
달리오는 과거 미국 국채를 적극적으로 매입했던 기관투자자들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큰 손실을 입었다며, 현재는 낮은 수익률의 기존 국채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더 높은 금리를 지급하며 새 국채를 발행하는 가운데, 구 채권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며 “이는 고전적인 후기 부채 위기의 시작점”이라고 진단했다.
러시아 자산 동결 여파,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부담
달리오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과 동맹국들이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을 대규모로 동결한 조치를 언급하며, “일부 국가들이 외환보유액으로 미국 국채를 보유하는 데 있어 정치적 리스크를 의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인해, 과거보다 미국 국채를 안전자산으로 간주하는 국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부채 문제, 향후 5~10년 내 구조적 리스크로 심화”
달리오는 향후 5년에서 10년 사이에 미국의 부채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금리 상승과 경제 성장 둔화, 그리고 사회 내 부의 격차 확대에 따른 내부 갈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미국 경제의 취약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는 단기 부채 사이클의 중간 지점에 있다”며 “금리는 급격히 오르지 않겠지만, 그만큼 경제가 약화되고 있음을 뜻한다”고 평가했다. 또 “경제가 점점 더 악화되는 과정에서, 내부 정치·사회 갈등과 금융 시스템의 압박이 동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리오의 발언은 미국의 장기재정 문제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계속되고 있음을 반영하며, 향후 금리 정책 및 글로벌 채권 시장의 방향성에도 주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