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자산운용사
뱅가드 창립자, 과거 “비트코인은 역병”
시장 성장에 태세 전환하나
블랙록 다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꼽히는 뱅가드가 가상자산(암호화폐)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30일 보도했다.
현재 뱅가드 고객은 뱅가드 플랫폼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를 포함한 타 운용사의 가상자산 ETF를 거래할 수 없다. 그러나 검토가 진행될 경우 5000만 명이 넘는 투자자와 약 11조달러(약 1경5400조원) 규모 자산을 보유한 뱅가드의 고객층이 디지털 자산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뱅가드 측은 “브로커리지 서비스, 투자자 선호, 규제 환경을 지속적으로 평가 중”이라며 “결정이 내려지면 직접 고객에게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뱅가드는 그간 가상자산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창립자 잭 보글은 비트코인을 “역병처럼 피해야 한다”고 언급했고, 전 CEO 팀 버클리 역시 비트코인 펀드 출시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해 블랙록 출신 살림 람지가 CEO로 취임한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그는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에 관심을 드러내며 전임자들과는 다른 시각을 보여왔다.
미국에서는 2024년 현물 비트코인 ETF가 출시된 이후 기록적인 자금 유입이 이어졌으며, 이어 이더리움 현물 ETF도 승인했다. 현재 비트코인 ETF에는 1420억달러(약 199조원) 이상이 유입됐으며, 이 중 블랙록의 IBIT는 840억달러(약 117조6000억원)를 차지한다. 이더리움 ETF인 블랙록 ETHA의 운용자산도 150억달러(약 21조원)에 달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뱅가드가 비트코인 거래 금지를 철회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으며,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는 “ETF의 압도적 성공이 결정적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