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FINRA, 사전 거래 점검
Reg FD 경고 통지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금융산업규제국(FINRA)이 올해 ‘암호화폐 재무전략(DAT)’ 채택을 발표한 200여개 상장사의 공시 이전 기간동안 비정상적으로 높은 거래량과 급격한 주가 상승이 반복된 정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당국이 일부 기업에 유선 및 서신으로 접촉해, 발표 직전의 급등락과 거래량 급증을 문제 삼았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SEC는 기업들에 ‘공정공시 규정(Regulation Fair Disclosure·Reg FD)’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Reg FD는 상장사가 투자자·애널리스트 등 시장참여자에게 중대한 비공개 정보를 선별적으로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일반 적으로 FINRA의 서신 발송은 내부자거래 조사로 이어지는 기초 단계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SEC 출신 집행변호사였던 데이비드 체이스는 “해당 서신이 발송되면 시장이 크게 술렁인다. 통상 정식 조사로 가기 전 첫 단계”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특정 기업이나 투자자에 대한 제재 절차 착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최근 연설에서 과거 SEC가 집행권을 “무기화(weaponized)”해 업계를 억눌렀다고 비판하고, 앞으로 업계에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규칙”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암호화폐 재무전략(DAR)을 도입한 기업은 최근 몇 달 사이 급증했다.
‘스트래티지’로 불리는 대표적인 투자 모델을 본뜬 방식으로, 주식·채권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매수하는 구조다.
암호화폐 자문사 아키텍트 파트너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새로 212개사가 암호화폐 매입 계획을 밝혔고, 조달 예정 금액은 총 1,020억달러(약 142조8천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전환 과정에서 많은 기업은 토큰 매입의 사모 자금조달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외부 투자자와 접촉하며, 투자자들은 발표 전까지 기업 신원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한다. WSJ는 그러나 일부 사례에서 이 비밀 유지가 흔들렸다는 지적을 전했다. 실제 공시를 앞두고 주가가 급등한 경우가 관측됐다는 것이다.
관련 자문을 맡아온 변호사들은 정보 유출이 내부자거래 의혹을 부를 뿐 아니라, 거래 가격 형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굿윈의 파트너 저스틴 플랫은 “공모가 산정 직전 며칠 동안 주가 변동성이 너무 크면, 가격 합의가 어려워져 거래 자체가 무산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