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의 ‘증권 여부’가 핵심… 판결 시점과 해석에 따라 암호화폐 업계 전체 파장 예상
미국 암호화폐 전문 변호사들은 리플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간 소송이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등 주요 거래소가 직면한 SEC 소송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9일 코인텔레그래프는 XRP의 증권 여부를 둘러싼 리플 소송의 결과가 향후 암호화폐 규제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리플은 2020년 12월부터 SEC와 법적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SEC는 XRP가 미등록 증권이며, 리플이 이를 통해 불법 자금을 조달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SEC는 6월 6일 코인베이스에 대해서도 유사한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며, 해당 플랫폼이 일부 디지털 자산을 미등록 증권으로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변호사 제임스 머피는 트위터에서 ‘메타로우맨’이라는 이름으로, 리플 소송이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 소송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법적으로 선례로 강제력을 가지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각 사건의 판결이 항소심이나 대법원 판결이 아닌 1심 법원 수준에서 내려지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변호사 존 디튼은 SEC가 리플 소송의 결정을 가까운 시일 내 발표할 것으로 보며, 패소 가능성에 대비해 SEC가 새로운 소송을 준비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만약 리플이 패소할 경우, 이는 SEC가 암호화폐 업계 전반을 더욱 압박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리플이 승소할 경우,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는 XRP 판매가 증권이 아니라는 논리를 자신들의 방어 전략에 활용할 수 있다.
머피는 코인베이스 사건을 담당하는 리어든 판사가 리플 소송 결과를 면밀히 참고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두 사건 모두 같은 법원 내에서 진행되고 있어, 판단 기준이나 접근 방식이 유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리어든 판사가 다루는 13개 토큰의 ‘증권성’ 여부 판단에 있어, XRP 사례가 주요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XRP 친화적 변호사로 알려진 빌 모건은 리플이 패소할 경우,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도 유사한 판결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리플 사건의 결과가 업계 전반 혹은 SEC 어느 쪽에든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디튼은 암호화폐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대형 금융사가 시장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 SEC의 규제 태도도 보다 유연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