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수 청년조직 설립자
트럼프 가상자산 정책 연결
비극 이용한 가상자산 발행 윤리 논란도
9월 1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 밸리대학에서 연설 중이던 터닝포인트USA(미국 보수 청년조직) 창립자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 지지자 찰리 커크(31)가 총격으로 숨졌다. 커크는 미국 대학가에 ‘비트코인은 자유 화폐’라는 메시지를 퍼뜨린 인물로, 수백만 명의 청년층을 가상자산으로 끌어들인 주요 인사였다.
BBC에 따르면, 커크는 31세로 ‘아메리칸 컴백 투어’ 행사 도중 총격을 받아 사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조 바이든·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인사들 또한 잇따라 애도를 표했다.
커크는 2012년 빌 몽고메리와 함께 터닝포인트USA를 설립해 3000개 이상의 고교·대학 캠퍼스에 지부를 두고 65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으며, ‘Prove Me Wrong’ 캠퍼스 토론을 통해 보수 정치·경제 이슈를 전파했다.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는 비트코인을 인플레이션과 정부 규제에 맞서는 세대 간 대안으로 강조하며 △“비트코인은 달러보다 더 정직하다” △“비트코인은 젊은 세대의 경제 무기” △“비트코인이 국가부채를 구할 수 있다”라는 세 가지 핵심 주장을 내세웠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및 장남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2024년 내슈빌 비트코인 콘퍼런스에서 트럼프가 “미국을 세계 비트코인 초강국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는 등 가상자산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커크는 트럼프 정부의 ‘국가 비트코인 전략 비축’ 정책이 발표됐을 때 이를 적극 지지하며 비트코인 가격 급등을 전했다.
커크의 죽음으로 미국 청년층에 가상자산을 전파해온 독특한 정치활동가가 사라지면서, 미국 내 비트코인·가상자산 대중화 전략에도 공백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기술·금융 전문가가 아닌 청년 네트워크를 가진 활동가로서 비트코인을 ‘자유와 세대 간 정의’라는 정치 서사에 결합해 확산시켰지만, 총격으로 생을 마감하며 정치·이념 갈등 속 공공 옹호 활동가들이 직면한 위험성을 보여줬다.
한편, 찰리 커크가 총격으로 숨진 직후 ‘Justice for Charlie’ 등 관련 가상자산이 잇따라 발행돼 해외에서 거센 비판이 일고있다. 사건 직후 발행된 토큰 상당수는 수 시간 만에 수만% 급등했다가 급락해 펌프앤덤프(가격 부양 후 매도)·러그풀(투자금 편취) 의혹을 낳았다.
가상자산 분석가들은 이들 토큰에서 내부자 매도, 지갑 700개 이상 생성 등 인위적 패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 분석가는 찰리·이리나 토큰 개발자가 이미 200만달러(약 28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고 추산했다. 또 다른 분석가는 “도덕이 있다면 거래를 피하라”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투자자들은 해당 토큰을 “정의와 연대의 상징”이라고 주장하며 거래를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