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차노스 “비트코인 전략 기업들 과열 상태”
“SPAC 붕괴와 유사…기초 없이 자산만 매입”
“130곳 넘는 기업, 매일 수억달러 투자 발표”
18일 매체 DL뉴스에 따르면, 2001년 엔론 사태를 예측한 월가 공매도 전문가 짐 차노스가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들에 대해 경고했다. 비트코인에 채택하고 있는 기업들이 보여주는 투자 방식이 과거 거품이 꺼졌던 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열풍과 닮았다는 것이다.
차노스는 “현재 비트코인 관련 상장사들의 자금 조달 규모가 2021년 SPAC 시장 수준”이라며, “매일 수억달러씩 비트코인 매입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흐름이 실질적인 사업 없이 자산만 매입했던 SPAC과 같은 전형적인 거품 구조라고 지적했다.
SPAC(기업인수목적회사·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은 투자금을 유치해, 다른 회사를 인수·합병(M&A)하는 방식으로 우회 상장을 돕는 구조다. 2020~2021년 미국 증시에서 SPAC은 유례없는 붐을 일으켰다.
당시 2021년 초 SPAC 시장은 실체 사업 없이 극도로 과열돼, 단 3개월 만에 약 900억달러(약 124조6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수십 개 SPAC이 일주일 사이 줄줄이 상장되고, 유명인·벤처캐피털이 잇따라 참여했다. 하지만 많은 SPAC이 수익모델이나 실적 없이 무리하게 인수에 나섰고, 결국 투자자 신뢰를 잃으며 거품이 꺼졌다.
비트코인 재무 전략 기업, 빠르게 증가
비트코인 보유 상장사는 현재 약 154곳에 달하며, 총 86만3298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시가로는 약 1020억달러(약 141조27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지난 30일 동안 새롭게 참여한 기업만 26곳에 이른다.
이러한 투자 전략은 2020년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처음 도입했다. 이후 스트래터지 주가는 10배 이상 올랐고, 다른 기업들도 이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일본의 ‘메타플래닛’은 기존 호텔 사업을 접고 스트래티지 카피 전략으로 전환해, 시가총액이 1년 만에 약 1300만달러에서 60억달러로 뛰었다.
차노스는 “요즘엔 ‘나도 하겠다’는 식의 따라하기 전략이 넘쳐난다”며, “2025년에만 이미 130곳 이상이 이 전략을 도입했고 지금도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 없는 금융공학”…우선주 발행 방식 비판
차노스는 특히 스트래티지가 우선주 발행 방식으로 10억달러 이상을 조달한 구조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우선주는 일반 주식보다 배당 순위는 높지만, 만기가 없고 의결권이 없다. 기업 입장에선 원금을 갚을 필요도 없고, 채무 부담도 줄어드는 구조다.
차노스는 이 같은 자금 조달 방식이 “기초가 없는 금융공학” 이라고 비판했다. SPAC이 그랬듯, 투자자들의 기대가 꺾이거나 자금 유입이 멈추면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스트래터지 주식의 비트코인 순자산 대비 프리미엄에 대해 공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으며, 동시에 실제 비트코인을 매수해 헤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