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기업·국가 보유 비중 확대
IBIT 보유량 70만개 돌파
디지털 자산, 금융 인프라 편입 신호
14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그간 극단적 주장으로 치부되던 ‘하이퍼비트코인화’가 점차 현실적 흐름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이퍼 비트코인화’는 비트코인이 글로벌 기축자산으로 자리잡고, 법정화폐 시스템이 붕괴되는 상황을 뜻하는 용어다. 그동안 비트코인 극단주의자들 사이에서나 언급되던 이 개념이 최근 들어 전통 금융권과 국가 단위에서까지 논의되기 시작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4일 달러 기준 11만9000달러(약 1억6100만원)를 일시적으로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세계 주요 빅테크 기업들과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반면, 미국 달러는 실질 구매력 기준으로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도 비트코인을 단순 투기 자산이 아닌 전통 자산군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며, 자산 배분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개인 중심이던 비트코인 보유 구조도 기업과 국가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캐나다 운용사 FRNT캐피털은 투자자 노트를 통해 “과거 비트코인 강세장에서는 하이퍼 비트코인화라는 개념이 암호화폐 내부에서만 통용됐다”며 “최근에는 그와 유사한 논의가 대중과 전통 금융권에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 인프라 전환 논의 본격화
블랙록과 같은 전통 자산운용사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을 것이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iShares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보유량 70만6008개, 평가액 약 112조원에 달하는 거대 상품으로 성장했다.
비트코인 재무제표 반영을 위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활발해졌고, 친암호화폐 성향의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정치권에서는 국가 단위 비트코인 준비금 보유 논의까지 등장하고 있다.
미국 주택금융규제당국이 암호화폐 보유 자산을 주택담보대출 심사 요소로 검토하는 방안까지 언급하며, 디지털 자산이 금융 인프라의 일부로 편입되는 흐름도 감지된다.
비트코인 보유 주체 역시 뚜렷하게 재편되고 있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는 개인 투자자 중심의 보유 구조가 우세했지만, 최근에는 기업·펀드·정부 등 기관 중심의 지갑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신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이러한 구조 변화는 하이퍼비트코인화가 이념적 주장에서 실제 시장 행동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FRNT캐피털은 “하이퍼비트코인화가 점차 현실에서 검증되면서, 단순한 주제가 아닌 하나의 투자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 흐름은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기관, 심지어 국가까지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