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스라엘, 12일간 교전 후 휴전
이란 대통령 “개혁 가능성” 시사
트럼프 “핵 협상 꼭 필요하다고 보진 않아”
2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25일(현지시간) 이란과 다음 주 핵 관련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가한 대규모 폭격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사실상 무력화했다고 주장하며, “모두에게 승리였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 중 “이번 공습은 매우 강력했고 사실상 핵시설을 전멸시켰다”며 “이란은 지금 무엇이든 농축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회복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정보국은 초기 공습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란의 핵무기 개발 경로가 수개월 정도 지연됐다고 밝혔지만, 중앙정보국(CIA)은 성명을 통해 “핵심 시설들이 파괴돼 복구에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증거가 확보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핵기관은 “이란의 핵개발 능력이 수년간 후퇴했다”고 분석했으며, 백악관은 이를 내부에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우리는 다음 주 이란과 대화를 나눌 것이다. 합의를 할 수도 있지만, 잘 모르겠다.”며 “개인적으로는 꼭 필요하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 장소나 참석자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산업적 역량과 기술은 여전히 이란에 존재한다”며 “정확한 실태는 국제 사찰단이 복귀해야만 알 수 있다”고 밝혔다.
◇ 이란-이스라엘 전쟁 12일 만에 종료
13일(현지시간) 시작된 이스라엘의 공습은 이란 군 지도부와 핵과학자들을 대거 제거했고, 이에 이란은 대규모 미사일 보복에 나섰다. 이란 보건당국은 이번 충돌로 627명이 사망하고 약 500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으며, 이스라엘에서는 28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핵시설과 미사일 제거라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란은 “이스라엘 방어망을 뚫었다”며 전쟁 종료의 배경을 강조했다.
◇ 이란 내 통제력 과시…개혁 신호도
이란 대통령 마수드 페제쉬키안은 “이번 전쟁과 국민-정부 간 공감은 관리 방식과 당국자 행동을 바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온건파로 당선된 인물로, 내부 개혁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이란 당국은 통제력 유지를 위한 강경 조치도 병행했다. 당일 사법부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와 연계된 혐의로 3명을 처형했고, 전쟁 중 체포된 친이스라엘 인사 700여 명에 대한 조사도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됐다.
◇ “정권 교체 원하지 않아”…트럼프 입장 변화
전쟁 기간 중 트럼프와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이란 체제 전복”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트럼프는 휴전 이후 입장을 바꿨다. 그는 “정권 교체는 원치 않는다. 그런 상황은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양국 국민은 “안도 속 피로”
이란과 이스라엘 시민들은 전투 종료에 안도하면서도 피로감을 호소했다. 테헤란 시민 파라(67)는 “사람들이 안도하고 있지만, 앞으로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텔아비브 주민 로니 호터-이샤이 마이어(38)는 “아이들이 학교에 돌아가 다행이지만, 지난 2주는 재앙이었다”며 “모두가 탈진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