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이민 단속 시위 격화에 주 방위군 투입 결정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독재적 행위” 비판하며 소송 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된 로스앤젤레스에 연방 주 방위군을 투입하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이를 ‘불법적 조치’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이민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 시위가 격화되자 연방 정부는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 병력 300명을 연방 건물 보호 등을 위해 로스앤젤레스 3곳에 배치했다.
이에 뉴섬 주지사는 MS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2000명의 주 방위군 파병 명령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이번 배치가 위법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위기를 조장하고 캘리포니아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섬 주지사는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이는 대통령이 아닌 독재자의 행위”라고 규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위대를 ‘폭력적인 반란 폭도’로 규정하며, 각료들에게 ‘폭동’을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뉴저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찰이나 주 방위군에게 침을 뱉는 시위대에 대해 “그들이 침을 뱉으면 우리는 때릴 것”이라며 폭력적인 대응을 위협하기도 했다.
백악관 역시 성명을 통해 “모두가 혼돈과 폭력, 무법 상태를 목격했다”며 뉴섬 주지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시위 현장에서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콘크리트 조각과 병 등을 던졌고, 경찰은 여러 집회를 ‘불법 집회’로 규정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알파벳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웨이모 차량 여러 대가 불에 타기도 했다. 경찰은 8일 최소 10명, 전날 밤 29명을 체포하는 등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짐 맥도넬 로스앤젤레스 경찰국장은 8일 밤 브리핑에서 시위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고 있다고 우려하며, 주 방위군 투입 필요성에 대해 재평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당장 그렇게 해야 한다!!!”며 “깡패들이 빠져나가게 놔두지 말라”고 촉구했다.
한편 연방수사국(FBI)은 파라마운트에서 경찰 차량에 돌을 던져 연방 경찰관에게 부상을 입힌 용의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5만 달러(약 6800만원)의 현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체류자 대규모 추방과 국경 봉쇄를 공언하며, 이민세관단속국(ICE)에 하루 최소 3000명의 이민자를 체포하라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번 이민 단속과 주 방위군 배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하며, “이민 문제는 단속이나 폭력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포괄적인 개혁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