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일부터 발효
국가안보 위협 이유로 단행
7개국은 제한적 입국 허용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12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대통령 포고문에 서명했다. 이 명령은 6월 9일 오후 1시 1분(한국시간 기준)부터 발효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을 통해 “미국에 해를 끼치려는 사람들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이번 조치는 국가안보 보호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입국 금지 대상 국가는 변경될 수 있으며, 향후 추가 국가도 지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면 입국 금지 대상국은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차드, 콩고, 적도기니, 에리트레아, 아이티,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예멘 12개국이다. 이 외에도 부룬디, 쿠바, 라오스, 시에라리온, 토고, 투르크메니스탄, 베네수엘라 7개국 국민에 대해서는 제한적 입국만 허용된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임기 초반부터 강화된 이민 정책으로, 베네수엘라 갱단 연루 혐의자 대거 추방, 일부 유학생 비자 발급 제한 및 취소 등과 함께 추진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입국 금지 대상국들에 대해 “테러 조직의 활동이 광범위하고, 비자 보안 협력이 부족하며, 범죄 이력 확인 시스템이 미흡하고, 미국 내 비자 체류 초과율이 높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임기 중 시행됐던 무슬림 다수국가 대상 입국 금지 정책을 연상케 한다. 해당 조치는 미국 대법원의 승인을 받아 2018년 시행됐으나,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2021년 취임 직후 이를 철회했다.
소말리아 정부는 즉각 반응을 내고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우려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정부 고위 인사인 디오스다도 카베요는 “미국에 있는 것은 누구에게나 큰 위험”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입국 금지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이집트 국적의 남성이 최근 콜로라도주 볼더에서 친이스라엘 시위대에 화염병을 투척한 사건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조치를 단행한 배경 중 하나로 거론됐다. 해당 남성은 비자 만료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포고문에 따라 6월 9일 이전에 발급된 비자는 효력을 유지하나, 이후부터는 새로운 입국 제한이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