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 애널리스트 “자본 효율성 관점에서 BTC 경쟁력 있는 대안”
“기업 포트폴리오 1~5% 비중 제안“
미국 피델리티 디지털애셋의 리서치 책임자 크리스 카이퍼가 기관 대상 행사인 ‘스트래티지 월드 2025’에서 비트코인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카이퍼는 비트코인 도입이 늦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기업의 재무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5년을 “비트코인의 대규모 확산과 채택이 시작되는 초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시점”이라고 정의하며, 기업들이 이러한 시장 흐름에 뒤처질 수 있다고 유의할 것을 촉구했다.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투자하는 단기 국채나 투자등급 회사채의 경우, 지난 10년간 명목 수익률이 평균 1.3%에 불과하고,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면 실질 수익률은 오히려 마이너스라는 점을 지적했다. 또, 미국 달러의 구매력은 약 10~20년 주기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으며, 이는 실질 자본의 감소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79%, 지난 5년 기준으로는 연평균 65%의 복리 성장률을 기록해왔으며,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하락에 대한 강력한 대응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비트코인은 주식, 채권 등 주요 자산군과의 장기 상관관계가 낮아,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통해 리스크 대비 수익률을 개선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은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핵심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카이퍼는 “기업들이 흔히 변동성을 리스크와 동일시하지만, 실제로 기업 재무에 해를 끼치는 진정한 리스크는 자본의 영구적 손실과 달러 구매력의 하락”이라고 강조했다.
카이퍼는 “비트코인은 상승 빈도가 하락보다 많아 ‘선순(善順)의 변동성’을 보이는 독특한 자산이며, 정기적인 리밸런싱을 통해 이 변동성으로부터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변동성 대응 전략
카이퍼는 기업이 실질적인 비트코인 투자 전략을 마련할 수 있도록 두 가지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전체 자산이 아닌 1~5% 범위의 제한된 비중으로 편입하고, 국채 등과 병행 투자해 하락 시기에도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둘째, 장기 보유 전략을 통해 단기 변동성 영향을 줄이고, 안정적인 장기 자산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자본 효율성 관점에서 본 BTC 투자
카이퍼는 기업들이 자본 효율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인 투하자본이익률(ROIC)과 자본 비용을 비교해, 비트코인 투자가 가치를 창출하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ROIC는 세후 순영업이익을 투자 자본(운전자본, 고정자산, 무형자산 등)으로 나눈 수치다. 많은 기업이 대규모 현금과 저수익 자산을 보유함으로써 ROIC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보유 현금을 포함할 경우 ROIC가 49%에서 29%로 감소하며, 이는 배분되지 않은 자본이 수익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근거라고 주장했다.
S&P500 기업 평균 ROIC는 12%로 자본 비용 8%를 상회하지만, 라셀3000 지수 기업의 중앙값은 한 자릿수로 오히려 자본 비용을 밑돈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이에 카이퍼는 “기업은 ROIC를 계산하고, 자본 비용과 비교해 여유 자산이 비트코인의 기회비용보다 우위에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