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ME 미결제약정 감소·옵션 시세도 하방 지지…납세 시즌 겹쳐 매도 압력 가중
4월 3일 오전 5시(한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 수입품에 대한 ‘상호 관세’를 발표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1,100포인트 이상 하락했으며, 암호화폐 시장도 연쇄적으로 급락했다.
이번 조치로 거의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 기본 관세가 부과되며, 일부 국가는 최대 49%의 높은 관세를 적용받는다. 외국산 자동차에는 25% 관세가 부과된다. 10% 기본 관세는 4월 5일부터, 상호 관세는 4월 9일부터 발효된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회원국은 면제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34년 이후 미국 무역정책의 핵심 원칙은 상호주의였지만, 최근 들어 무역 불균형이 심화됐다”고 밝혔다.
이날 하락세는 현물 시장의 매도가 중심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거래소에서 시장가 매도 주문이 빠르게 체결되며 시세가 급락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OI) 규모는 계속 줄어며,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선물시장에서 포지션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옵션 시장에서도 현재가보다 낮은 8만달러 부근에 최대 미결제약정이 집중되어 있어, 시장의 투자심리가 하방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에 불리한 대외 환경…납세 시즌도 부담
이번 관세 발표로 인해 미국 경기 둔화 우려와 수입 물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됐다. 이는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에 강한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4월 15일 미국 개인 소득세 납부 기한을 앞두고, 납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현물 매도도 가세하면서 현시점에서 비트코인 및 미 증시가 더욱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다.
채굴 산업 영향 본격화…미국 내 비효율 채굴자 퇴출 우려
투 프라임 디지털 자산(Two Prime Digital Assets)의 알렉산더 블룸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채굴 산업은 대부분 중국산 ASIC 칩에 의존하고 있어 관세 인상은 미국 내 채굴업체의 생산비용을 높이고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미국 채굴업체들은 중국 외 국가의 제조설비에서 장비를 구매하는 경우도 많으며, 일부 칩은 중국 외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브 디지털(Hive Digital)의 다르시 다우바라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하드웨어 가격 상승은 미국 내 효율이 낮은 채굴자들을 시장에서 밀어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네트워크 난이도 하락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 발표 직후 채굴 관련 주식도 하락세를 보였다. 코어 사이언티픽(-8.5%), 마라톤 디지털(-7%), 라이엇 플랫폼(-5.6%), 하이브 디지털(-5.6%) 등 주요 채굴주가 시간 외 거래에서 하락했다.
다만 블룸 CEO는 “관세로 인한 세수 증가가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확보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 중립을 전제로 비트코인 매입 방안을 검토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그는 “경제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금과 비트코인과 같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가오는 일정
- 4월 3일: 미국 ISM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
- 4월 4일: 미국 고용보고서(비농업 고용지표 등) 발표
- 4월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