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둔화와 함께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도 하락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1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물가 판단의 핵심 지표로 삼는 PCE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해 1월의 5.4%에서 둔화했으며, 시장 예상치였던 5.1%를 하회했다.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해 1월의 0.6%보다 낮았고, 예상치 0.4%에도 못 미쳤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Core) PCE 디플레이터는 전년 대비 4.6% 상승으로 전달의 4.7%에서 둔화됐고, 전월 대비 상승률도 0.3%로 1월(0.6%)과 시장 기대치(0.4%)를 모두 하회했다.
같은 달 미국의 명목 개인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1월의 1.8% 증가와 비교하면 큰 폭의 감속이며, 예상치였던 0.3%도 밑돌았다. 한편 1월 소비지출은 기존 1.8%에서 2.0% 증가로 상향 조정되어 2021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로 인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5월 3일과 6월 14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재 금리 인상 정지 가능성은 5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시장 전문가들은 5월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이 이번 긴축 사이클의 마지막 인상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 하락…은행 혼란 전부터 악화 조짐
3월 미시간대학교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62.0으로, 속보치 63.4와 시장 예상치인 63.2를 모두 밑돌았다. 전월(67.0) 대비 하락세가 이어졌으며, 미시간대 소비자조사 책임자인 조안 슈는 “소비자 심리는 4개월 만에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전부터 심리가 약화됐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의 1년 후 인플레이션 기대는 3.6%로, 속보치(3.8%)보다 낮아졌으며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5년 후 인플레이션 기대는 2.9%로 전달과 동일했다.
AI 테마주 강세…C3.ai·엔비디아 급등
금리 인상 기대가 완화되며 투자 심리가 회복되자, 미국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종목들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냈다. C3.ai는 21.5%, 빅베어.ai는 23.2% 급등했으며, 엔비디아(+1.4%), 마이크로소프트(+1.5%), 알파벳(+2.8%), 테슬라(+6.2%) 등도 상승 마감했다.
AI 전문 기업 C3.ai는 파이낸셜타임즈(FT)가 발표한 ‘2023년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업’ 중 하나로 선정됐으며, 3M, 쉘, 미 공군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한편, 이탈리아 데이터보호기관은 3월 31일 챗GPT(ChatGPT)가 개인정보 수집과 관련된 위반 혐의가 있다며 조사에 착수하고, 접근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AI 기술의 빠른 확산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차세대 AI 시스템 개발 중단을 요구하는 공개 서명운동도 시작됐다. 해당 청원에는 일론 머스크, 애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을 포함한 1,300명 이상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암호화폐 관련주 상승…마이크로스트레티지 비트코인 추가 매입
가상자산 관련 종목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코인베이스(+5.3%), 마이크로스트레티지(+4.69%), 라이오트 플랫폼즈(+9.3%)가 각각 상승했다. 코인베이스는 캐나다 시장 확대를 위해 루카스 매더슨을 캐나다 지역 총괄 책임자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매더슨은 쇼피파이 등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약 1억500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했다고 발표했으며, 실버게이트 은행에 대한 2억500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담보 대출을 22% 할인된 가격으로 상환하며 대출금을 모두 갚았다고 전했다.
향후 주요 경제지표 일정
- 4월 3일 23시: 미국 3월 ISM 제조업지수
- 4월 5일 21시 15분: 미국 3월 ADP 민간고용
- 4월 12일 21시 30분: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 4월 13일 3시: FOMC 의사록 공개
- 4월 14일 21시 30분: 미국 3월 소매판매
- 4월 14일 23시: 4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속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