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츨 총재, 체코 중앙은행 준비자산에 비트코인 포함 가능성 시사
- ECB 등 비판에도 불구, “기술 변화 따른 적응” 강조하며 소신 발언
- 실제 투자 규모는 1% 미만 예상, 트럼프 정책 참고… 자산 다변화 행보
- 자신을 “암호화폐 광신도 아냐” 지칭
체코 중앙은행의 알레스 미츨(Aleš Michl) 총재가 국가 준비자산에 비트코인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고 7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전통적인 중앙은행의 역할에서 벗어난 파격적인 그의 행보에 가상자산 및 금융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츨 총재는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 사람들의 행동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중앙은행도 이에 발맞춰 생각과 행동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앙은행 역할에 대한 기존 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며 자신의 발언을 강조했다.
미츨 총재는 2년 반 전 취임 이후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 위기 속에서 금리 인상 중단, 주식 시장 투자 확대, 국가 “금 보물(gold treasure)” 구축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이번 비트코인 투자 검토 발언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ECB 총재 “준비자산은 안전해야”… 비판적 시각도
미츨 총재의 발언에 대해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환영했지만, 전통적인 금융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준비자산은 유동적이고 안전해야 하며, 자금 세탁이나 범죄 활동 의혹에 연루되어서는 안 된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런던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Brown Brothers Harriman & Co.)의 엘리아스 하다드(Elias Haddad) 수석 시장 전략가는 “미츨 총재가 중앙은행과 포트폴리오 관리자의 역할을 혼동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커 가치 저장 수단으로 부적합하며, 금과 같은 안전 자산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투자 규모는 미미할 듯… 트럼프 정책 영향도
미츨 총재는 지난 1월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준비자산의 최대 5%까지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현실적으로는 총 준비금의 1% 미만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에 따르면, 체코 중앙은행 이사회는 비트코인 투자의 장단점에 대한 연구를 지시했으며, 미츨 총재는 그 결과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
미츨 총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디지털 자산 산업 규제 완화 공약을 참고했다고 밝히며, 암호화폐 지지자들 사이에서 유명 인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5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비트코인 컨퍼런스에는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며, 자신은 “암호화폐 광신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