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r·X2Y2·LooksRare 중심으로 조작 의심 확대…규제 필요성 부각
NFT 시장의 거래량이 지난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자전거래(워시 트레이딩) 비중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게코(CoinGecko)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2월 기준 상위 6개 NFT 마켓플레이스에서 약 5억8000만 달러(약 7,940억 원) 규모의 워시 트레이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월 대비 126% 증가한 수치다.
전체 거래량 18억9000만 달러 중 워시 트레이딩이 약 23%를 차지했으며, 해당 행위는 X2Y2, 블러(Blur), 룩스레어(LooksRare)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마켓별 비중…X2Y2 49.7%, Blur 27.7%, LooksRare 15.1%
코인게코는 세 곳의 마켓플레이스가 전체 워시 트레이딩의 92.5%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했다.
- X2Y2는 약 2억8000만 달러(49.7%)
- Blur는 1억5000만 달러(27.7%)
- LooksRare는 8000만 달러(15.1%)로 추산됐다.
워시 트레이딩이란?
워시 트레이딩은 동일한 자산을 반복적으로 매수·매도하며 인위적으로 거래량과 가격을 부풀리는 시장 조작 행위다. 사용자나 플랫폼이 유동성이 많은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보상을 받기 위해 가짜 거래를 반복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지난 1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바이낸스를 포함한 규제를 받지 않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발생하는 거래의 약 70%가 워시 트레이딩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Blur, 토큰 인센티브로 워시 트레이딩 급증…3배 이상 증가
코인게코는 Blur의 네이티브 토큰 ‘BLUR’의 도입과 함께 에어드롭 인센티브 정책이 워시 트레이딩을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Blur는 2월 이후 워시 트레이딩 비율이 3배 이상 증가했으며, 3월 초 기준 전체 이더리움 기반 NFT 거래의 84%를 차지하며 급격한 점유율 상승을 보였다.
Blur는 낮은 거래 수수료, 상장·입찰에 대한 보상 시스템, 전일 거래량 기반의 토큰 지급 등으로 사용자의 거래 반복을 유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실제 수요와 무관한 가격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10개 주소 그룹, 890만 달러 벌어”…조작 구조 악용 사례 확인
2월 발표된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 보고서에 따르면, 110개의 지갑 주소 그룹이 워시 트레이딩 전략을 통해 약 890만 달러(약 122억 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조작은 플랫폼이 제공하는 보상이 가스비보다 높은 경우, 동일한 자산을 여러 번 전송하며 수익을 얻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
규제 대응 필요성 커져…정부 및 감독기관 움직임 주시
워시 트레이딩은 시장 투명성을 해치고, 일반 투자자에게 불리한 거래 환경을 제공하는 행위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각국 규제기관은 NFT 및 암호화폐 시장 내 워시 트레이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으며, 관련 규제 도입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마크 큐반(Mark Cuban)은 “암호화폐 시장의 다음 붕괴는 중앙화 거래소의 워시 트레이딩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NFT 시장이 성숙함에 따라, 워시 트레이딩과 같은 시장 왜곡 행위에 대한 명확한 규제와 감독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건전한 시장 환경 조성과 투자자 보호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