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붕괴·금리 인상 둔화 기대가 상승세 견인
비트코인(BTC)이 올해 들어 50% 이상 상승하며 주요 주가 지수와 상품 수익률을 앞질렀다. 실버게이트, 시그니처뱅크 등 친암호화폐 성향 은행의 폐쇄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급등세를 바탕으로 비트코인은 24,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연초 16,500달러 선에서 시작한 이후 뚜렷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루노(Luno)의 비제이 아이야르 부사장은 “실버게이트와 시그니처뱅크, SVB(실리콘밸리은행) 등의 연쇄적인 붕괴가 오히려 탈중앙화 통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아이야르는 “최근 사건들은 사람들이 스스로 보관할 수 있는 자산에 주목하게 만들었다”며, 분산형 금융의 개념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당국이 은행 예금 보호에 나선 가운데, 투자자들이 기존 은행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성을 인식하면서 디지털 자산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암호화폐 플랫폼 넥소(Nexo)의 공동 창립자 안토니 트렌체프는 “이번 주 비트코인 급등은 미국 달러 시스템에 대한 우려의 반영”이라며, “이는 SVB 붕괴와 관련한 불안 심리가 자산 이동을 유도한 결과”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 둔화 전망…위험자산 선호 증가
금리 전망 변화도 비트코인 상승 배경으로 꼽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년간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SVB의 자산 손실 문제는 금리 상승의 부작용으로 해석됐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금융 시스템의 불안정성이 확산되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렌체프는 “며칠 만에 매파적 연준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까지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다”며, “이런 변화가 비트코인 상승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주요 자산군 수익률 비교
비트코인은 올해 50% 상승해 다른 주요 자산군을 크게 앞질렀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올해 12%, S&P 500은 2.5%, 금은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디지털 자산 중에서는 이더리움이 42% 상승했고, 솔라나는 100% 이상 급등했다. 개별 종목으로는 메타(Meta)가 60% 상승하며 비트코인을 소폭 상회했다.
FTX 붕괴 이후 회복 흐름
이번 상승세는 2022년 비트코인이 65% 급락한 이후 이뤄진 회복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주요 헤지펀드와 프로젝트, 거래소 FTX의 파산 등으로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올해 들어 반등세가 본격화됐다. CNBC에 따르면 트렌체프는 “2023년의 50% 상승은 FTX 붕괴, 금리 변화, SVB 사태 등을 고려하면 비트코인의 회복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