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세청(IRS)은 16일, 인프라 투자·고용법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된 납세 신고 의무가 새로운 규제가 마련될 때까지 유예된다고 발표했다.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인프라법의 6050I 수정조항은 무역 또는 사업 종사자가 1만 달러(약 1,300만 원) 이상의 가상화폐를 거래할 경우, 해당 거래를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기존 현금 거래 보고 규정을 디지털 자산에도 적용한 것으로, 송금인의 성명, 생년월일, 사회보장번호 등을 보고서에 기재해야 한다.
IRS는 디지털 자산 수령을 수반하는 거래에 대한 보고 의무에 대해, 향후 이행 지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와 IRS는 현재 디지털 자산 수령 보고 절차에 대한 규제를 마련 중이며, 새로운 규제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납세자가 가상화폐 관련 보고를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금 거래의 경우 기존과 동일하게 보고 의무가 유지된다.
미국 비영리 가상화폐 싱크탱크 코인센터는 2022년 6월, 해당 법안의 6050I 수정조항에 대해 위헌 소송을 제기했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코인센터는 해당 조항이 시행될 경우, 가상화폐를 통한 익명 기부가 불가능해지고, 가상화폐로 대금을 수령한 예술가 등이 고객의 민감한 정보를 정부에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21년 11월 15일 성립된 인프라 투자·고용법은 8년간 총 1조 2천억 달러(약 1,560조 원)를 도로, 철도, 항만, 공항, 고속 통신망 등 미국 내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경제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해당 법안에는 가상화폐 ‘브로커’에 대한 세무보고 규정도 포함되어 있다. 법령에 따르면 브로커는 거래 플랫폼, 디지털 자산 지불 처리업체, 지갑 제공자, 정기적으로 디지털 자산을 상환하는 자 등으로 정의되며, 이들은 증권 브로커와 동일한 기준에 따라 고객 정보와 수취인 명세서를 제출해야 한다.
미 재무부는 2021년 8월, 마이닝 및 스테이킹 등 분산형 대장 검증에만 종사하는 개인은 브로커 정의에서 제외된다고 밝힌 바 있다. 브로커에 대한 이 같은 세무보고 규칙은 2026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