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에 두 번 역대급 순유출
IBIT·GBTC·FBTC 중심 자금 이탈
시장 유동성 공백
4월 저점 부근까지 밀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1주일 사이 두 차례 큰 폭의 자금 이탈이 발생했다. 온체인 데이터 플랫폼 소소밸류에 따르면, 20일(미 동부시간) 기준 전체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에서 9억300만달러(약 1조3330억원) 규모의 순유출이 발생해 역대 두 번째 기록을 남겼다.
앞서 11월 13일에도 8억7000만달러(약 1조2800억원) 규모의 순유출이 발생한 바 있어, 일주일 간 역대 2·3위 규모의 유출이 연이어 나타났다. 역대 최대 규모는 2월 25일 기록한 9억3700만달러(약 1조3880억원)다.
20일 기준 개별 ETF별 유출을 보면, 시장 점유율 상위 3개 상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 블랙록 IBIT: 3억5639만 달러(약 5,239억원) 순유출
- 피델리티 FBTC: 1억9037만 달러(약 2,798억원) 순유출
- 비트와이즈 BITB: 2,117만 달러(약 311억원) 순유출
- 아크인베스트 ARKB: 9,442만 달러(약 1,388억원) 순유출
- 프랭클린 EZBC: 751만 달러(약 110억원) 순유출
- 반에크 HODL: 3,059만 달러(약 450억원) 순유출
- 그레이스케일 GBTC: 1억9935만 달러(약 2,930억원) 순유출
- 그레이스케일 미니 BTC: 420만 달러(약 62억원) 순유출
- 그외 ETF: 기타 변동 없음.
이날 순유입을 기록한 비트코인 현물 ETF는 단 하나도 없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으로는 최근 비트코인 시세 급락이 먼저 거론된다. 비트코인은 10월 초 기록한 사상 최고치 12만6080달러(약 1억8600만원)에서 조정을 받으며 11월 21일 현재 8만2000달러(약 1억2300만원)대까지 내려왔다. 지난 10월 11일 코인 선물시장에서 역대급 청산 이후 하락세가 심화 됐으며, 연방준비제도(FRB)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된 점도 유출 확대 요인으로 언급됐다.
일부 전문가는 CNBC 보도를 인용해 “금리 전망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흔들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 장기 셧다운에 따른 유동성 둔화와 거시경제 불확실성 역시 기관투자가의 신중한 태도를 이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크로노스 리서치의 빈센트 리우 최고투자책임자는 “IBIT 대규모 유출은 기관의 자금 운용을 재조정하는 과정으로, 완전한 이탈이라기보다는 매크로 신호가 명확해질 때까지 위험 노출을 줄이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20일 발표된 9월 미국 고용지표에서는 비농업부문 고용이 11만9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 5만3000명을 크게 웃돌았지만, 실업률은 4.4%로 상승했다. 셧다운 종료로 주요 경제 지표 발표가 재개되는 가운데, 향후 데이터가 연준의 정책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단순히 거시경제적인 측면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미국 증시 포함 글로벌 주식 시장 대비 코인 시장의 하락폭은 유난히 컸으며, 지난 10월 11일, 27조원 규모의 역대급 포지션 청산으로 인한 영향이 현재까지 미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러한 시장의 급락은 10월 폭락과 대규모 청산 이후 얇아진 호가창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코인데스크 리서치 분석에서도 “유동성이 비어 있는 상황이 지속되며 가격 변동이 더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