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릭 부테린 “블랙록식 기관 지배, 이더리움 존재 이유 흔들 수 있다”

비탈릭, 기관 지배 우려
“이더리움 가치 훼손”

이더리움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이 월가 자금 유입이 계속 커질 경우 이더리움이 두 가지 중대한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탈릭 부테린은 1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이더리움 커뮤니티 행사 ‘데브커넥트(Devconnect)’의 ‘펀딩 더 커먼즈(Funding the Commons)’ 사이드 이벤트 패널 토론에 참석해, 월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포함한 대형 기관이 이더리움 생태계를 사실상 장악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이 토론에는 프라이버시 소프트웨어 ‘토르 프로젝트(Tor Project)’ 공동 창립자인 컴퓨터 과학자 로저 딩글다인도 함께 참여했다. DL뉴스에 따르면, 로저 딩글다인이 “블랙록 같은 거대 자산운용사의 영향력에 어떻게 포획되지 않을 수 있느냐”고 묻자 비탈릭 부테린은 “기관 영향력은 이더리움의 핵심 목적을 훼손할 수 있는 두 가지 구체적인 위험을 낳는다”고 답했다.

비탈릭 부테린이 첫 번째로 꼽은 위험은 커뮤니티 이탈이다. 그는 블랙록과 같은 금융기관이 이더리움 위에서 지나치게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면, 탈중앙성을 진지하게 고민해 온 사용자와 핵심 개발자가 외면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더리움 인프라를 수년간 쌓아 온 개발자와 빌더는 월가 금융을 위한 폐쇄적 시스템이 아니라, 투명하고 누구나 참여 가능한 무허가형 프로토콜을 만들고자 해 왔는데, 네트워크가 기관 금융 중심으로 재편되면 이런 인력이 떠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위험은 잘못된 기술 선택이다. 비탈릭 부테린은 기관 수요를 맞추려는 압력이 이더리움 기본 설계에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고빈도 매매와 기관 트레이딩에 유리한 ‘150밀리초 블록 타임’ 사례를 들었다. 표면적으로는 거래 속도를 크게 높이는 선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초저지연 통신망을 갖춘 뉴욕 같은 금융 허브 밖에서는 일반 사용자가 노드를 운영하기 어려워지는 구조라고 짚었다. 이 경우 노드 운영이 특정 도시, 특정 데이터센터로 몰리며 지리적 중심화가 심해지고,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사용자와 개인 운영 노드는 자연스럽게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다.

비탈릭 부테린은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이더리움이 ‘월가를 위한 인프라’로 최적화되면서 정작 월가 밖 이용자에게는 닿기 어려운 네트워크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통 금융을 견제하고자 했던 커뮤니티가, 결국 전통 금융기관만 쓸 수 있는 시스템을 떠받치게 되는 셈이라는 것이다.

현재 상황도 이미 기관 비중 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다. DL뉴스에 따르면, 이더리움 상장지수상품(ETF)을 제공하는 월가 9개사가 보유한 이더리움은 180억달러(약 26조4600억원)를 넘었고, 기업 재무 부문이 재무제표에 반영한 이더리움 규모도 180억달러(약 26조4600억원)에 이른다. 시장 분석가들은 기관 보유 물량이 가까운 시점에 이더리움 전체 공급량의 10%를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블랙록 이더리움 ETF 출시 이후 이어진 ‘월가 머니’ 유입이 이더리움의 성격을 바꾸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비탈릭 부테린은 이런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더리움이 추구해야 할 방향은 더욱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결국 희소한 가치”라며 “전 세계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누구의 허가도 필요 없는 무허가형 구조, 검열에 저항할 수 있는 프로토콜”을 핵심으로 꼽았다. 월가는 이미 빠른 결제와 효율적인 거래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누구에게도 종속되지 않는 전 지구적 공개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이야말로 이더리움의 진짜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그는 “이 같은 가치를 중심에 두는 강한 핵심 커뮤니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관 채택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커뮤니티가 아니라, 전통 금융과 다른 원칙을 지키기 위해 기술과 규칙을 설계하는 개발자와 사용자 집단이 이더리움의 장기 가치를 지탱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 eb@economybloc.com

└관련뉴스📨

11/20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 572억원 순유출

블랙록, ‘아이쉐어즈 스테이킹 이더리움 ETF’ 델라웨어에 등록

이더리움 재단, 레이어2를 단일 체인처럼 사용하는 ‘상호운용 레이어(EIL)’ 개발

11/19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 1098억원 순유출

인기뉴스

1

솔라나 현물 ETF 경쟁…피델리티 이어 21쉐어스도 TSOL 상장

솔라나(SOL) ETF(상장지수펀드)
2

미국 셧다운 종료 후 첫 고용지표 공개 · 엔비디아 실적 발표 예정

미국 증시 / 프리픽
3

디지털자산 · 코인 주요소식 헤드라인

이코노미블록 디지털자산 주요소식
4

미국서 도지코인 첫 ETF·엑스알피 ETF 추가 상장 임박

도지코인
5

블랙록, ‘아이쉐어즈 스테이킹 이더리움 ETF’ 델라웨어에 등록

이더리움
6

미 정부 셧다운 여파로 지연된 9월 고용지표, 오늘 밤 발표

미국 증시 / 프리픽
7

인젝티브, INJ 코인 커뮤니티 신규 바이백 내일부터 시작

인젝티브
이코노미블록 디지털자산 주요소식
코인베이스
도지코인
이더리움 ETF

비트코인 도미넌스(BTC.D) 차트

이더리움 도미넌스(ETH.D) 차트

알트코인 도미넌스 차트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

알트코인 시즌 지수

크립토 공포·탐욕 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