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매수·기관 비중 확대
장기보유 물량 흡수…깊은 조정 신호 부족
스트래티지 BTC 매도 우려 부정
17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시세가 10월 6일 약 12만6,000달러에서 약 25% 이상 밀렸지만, 미국 리서치·브로커리지 업체 번스타인은 이를 장기 하락이 아닌 단기 조정으로 봤다.
고탐 추가니 번스타인의 디지털 자산 분석 책임자는 최근 하락이 2013·2017·2021년으로 이어진 4년 주기 고점을 의식한 투자 심리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2025년에도 반복될 것이라는 불안이 4분기 약세를 앞당긴 자기실현적 매도로 이어졌다는 취지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번 상황이 과거 60~70% 조정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지난 6개월간 1년 이상 비트코인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내놓은 약 34만BTC(약 55조8600억원)가 현물 ETF와 기업 재무부문으로 유입된 약 340억달러 규모 자금에 의해 상당 부분 흡수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비트코인은 현재 연초 대비 보합 수준이지만, 지난 3년간은 약 100% 상승해 있다.
기관 비중 확대…“사이클 정점 아니다”
번스타인에 따르면 비트코인 ETF 기관 보유 비중은 2024년 말 20%에서 현재 28%까지 상승했다. 최근 3주간 30억달러 순유출이 발생했지만, ETF 전체 운용자산은 1,250억달러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를 “질적으로 안정된 보유층 확대”로 평가하며 깊은 하락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또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가 비트코인 평가액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매도 우려가 제기된 데 대해, 경영진이 “비트코인을 한 개도 팔 계획이 없다”고 밝힌 점을 짚었다. 스트래티지는 80억달러 부채에 610억달러 규모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어 레버리지 부담이 크지 않으며, 배당도 재무와 ATM 프로그램을 통해 충분히 충당된다고 설명했다. 번스타인은 “스트래티지가 이번 조정에서도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책과 유동성 환경 역시 우호적 요인으로 제시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친가상자산 기조, 2025년 말~2026년 초 ‘클라리티 법안’ 처리 기대,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개선 등 구조적 상승 요인이 유효하다는 평가다.
코인베이스·로빈후드·피규어·서클 등 주요 크립토·핀테크 기업들이 3분기 실적에서 예상을 상회한 점도 기관의 토큰화·스테이블코인 참여 확대를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됐다. 번스타인은 이를 “이번 사이클의 두 가지 메가 트렌드”로 규정했다.
추가 하락 여부는 8만달러대 바닥 확인이 관건
번스타인은 현재 시장 분위기가 “사이클 정점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이번 조정을 다년간 이어질 기관 주도 상승 흐름 속 ‘반복되는 얕은 조정’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미국 대선 직후 형성된 8만달러대 지지선 근처에서 바닥을 다질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이번 조정이 디지털자산과 관련 주식 전반에 매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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