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협상 시사
월스트리트저널은 10월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 셧다운 2주차에 들어선 상황에서 민주당이 요구한 오바마케어(ACA·환자보호·적정부담의료법) 보조금 연장과 관련해 협상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민주당과 진행 중인 협상이 매우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척 슈머 의원은 “트럼프가 민주당과 일할 준비가 됐다면 우리는 협상 테이블에 나가겠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민주당과 기꺼이 협력하겠지만, 연방정부 재개 이후가 될 것”이라고 게시했다.
지난 1일 시작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과 관련해 공화당과 민주당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민주당은 강화된 ACA 보조금 연장과 삭감된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복원 등을 요구하고 있고, 공화당 지도부는 정부를 먼저 연 뒤 건강보험 관련 사안, 포함해 강화된 ACA 보조금 문제를 협상하자는 입장이다. 연말까지 보조금이 갱신되지 않으면 ACA 가입자의 보험료가 연간 수백달러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공화당 상원의원 마크웨인 멀린은 민주당, 트럼프 대통령과 비공식적으로 건강보험을 논의했다고 밝혔으나 “정부 재개가 먼저”라며 “정부가 열리면 미국 국민을 위한 더 나은 건강보험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하원 공화당은 지난달 11월 말까지 정부를 임시로 운영하는 세출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 민주당은 이를 반복적으로 저지했다. 하원은 금주 본회의 일정을 잡지 않았고, 공화당 지도부는 상원 민주당에 공화당 안을 처리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상원은 6일 정부 재개 표결을 다시 시도했으나 공화당 주도의 임시예산안과 민주당의 대안 모두 문턱을 넘지 못했다. 공화당이 53대 47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60표가 필요해 초당적 지지가 요구된다.
미국 의회와 백악관 관계자들은 셧다운 종료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십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직무에서 배제되거나 무급 근무 중이며, 10월 중순부터는 군인을 포함한 연방 직원들이 급여를 받지 못해 소비와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여성·영유아 대상 연방 식료품 지원 프로그램 예산이 곧 고갈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