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셧다운·달러 약세 속 위험자산 상승
주간 14% 급등, 4분기 강세 심리
기관 수요·거시경제 랠리 견인
연말, JP모건 165K, 씨티 133K 전망
비트코인이 지난 일주일 간 14% 이상 오르며 12만5000달러(업비트 원화 기준 약 1억7800만원)를 돌파해 과거 최고가였던 12만4470달러를 돌파했다. 역대 10월 초 상승률 중 역대 가장 강한 흐름 중 하나로 평가된다.
비트코인은 7~9월 동안 주가와 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하며 좁은 범위에서 횡보했지만, 4분기 들어 상승 모멘텀이 뚜렷하게 전환됐다. 비트코인은 통상 10월에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으며, 지난 10년 중 9번 상승해 ‘업토버(Uptober)’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올해 들어서만 30% 이상 상승했다.
5일 블룸버그는 미 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과 위험자산 랠리 영향으로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시장 투자자들은 지난 1일 발효된 미 정부 셧다운이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하면서 ‘디베이스먼트(달러 가치 절하) 거래’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가상자산 브로커리지 업체 팔콘엑스(FalconX)의 조슈아 림 시장 공동대표는 “주식, 금, 심지어 포켓몬 카드 같은 수집품까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 가치 절하 서사가 비트코인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전문가 노엘 애치슨은 “이전 사이클과는 다르다”며 “지속적인 글로벌 통화가치 하락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가 달러에서 벗어나 비트코인 같은 실물 가치 자산으로의 이동을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상승은 투기적 열광보다는 구조적 요인이 주도하는 모습”이라며 “새로운 투자자층 유입 가능성과 함께 랠리의 지속성이 뒷받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제프 켄드릭 디지털자산 리서치 글로벌 대표는 “미국 연방정부의 이번 셧다운은 과거보다 영향이 크다”며 “비트코인이 이 시기에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2018~2019년 셧다운 당시와 달리 비트코인은 이제 전통 위험자산과 더 밀접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JP모건은 지난 2일(현지시간) 금 대비 비트코인이 저평가 됐다며, 연말 목표가로 $16만5,000 전망를 전망한 바 있다. 씨티 그룹은 같은 기간 13만3000달러를 전망했다.
비트코인 상승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워싱턴의 친가상자산 입법 기조와 상장사들의 비트코인 보유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 등 일부 미국 기업들이 가상자산을 대거 매입하면서 수요를 끌어올렸고, 이와 같은 기업들의 투자 전략은 이더리움(ETH) 등 다른 자산으로도 확산됐다.
일부 분석가들은 7월과 8월 고점 이후 빠른 급락을 겪었던 것과 달리, 이번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미 증시는 인공지능(AI) 관련 대형 인수·제휴 소식에 힘입어 지난 3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기 셧다운 우려와 부진한 경기지표에도 불구하고 위험자산 선호가 이어졌으며, 미 국채와 달러 가치는 하락했다. 금은 중앙은행 매입과 낮은 금리, 인플레이션 우려에 힘입어 7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